마음과 나
강사: 유지승 (신나는 연구소 소장)
우리의 마음은 누구의 것인가? 사실 이 말은 틀린 말이다. 우리의 마음이 곧 우리 자신이다. 즉 우리의 마음은 누구의 소유물이 아니라, 바로 그것이 우리 자신이며 우리 모든 것의 주인이다. 그러니 마음이 떠나면 모든 것이 떠났다는 말도 맞는 말이다. 마음이 우리 모두이니 말이다.
그런데 그 마음은 육체로부터 분리된 실체가 아니다. 육체, 그 정확하게는 뇌의 작용이다. 뇌의 작용이 곧 마음이다. 그러니 뇌가 정지하면 마음도 없다. 그대로 우린 사라진다는 말이다. 뇌는 작용동안 산 것이고, 산 동안 뇌는 마음으로 존재한다. 팔이 아프다고 느끼지만 사실 팔이 아픔을 아는 게 아니다. 뇌만이 아픔을 안다. 뇌가 팔이 아프다고 판단하면 우린 팔이 아프다고 하는 거다. 우린 뇌를 떠나선 어떤 것도 하지 못한다. 그게 우리 자신이다. 왜냐하면 우리 자신이 바로 뇌이기에 뇌를 떠나 우린 존재할 수 없다.
우울증
우울증으로 생을 달리하는 이들이 있다. 우울증은 우리를 죽일 수도 있다는 말이다. 참 무서운 말이다. 뇌는 철저하게 생존을 계산한다. 생존을 위해 존재하는 게 뇌다. 그런데 그런 뇌가 잘못되면 생존 자체를 포기하게 된다. 자살로 우리를 이끈단 말이다. 이런 뇌를 우린 정신의 영역, 영혼의 영역에서 이해하려 했다. 그리고 으 영혼은 우리 육체의 밖 어떤 존재라고 생각했다. 그러니 명상을 통해서 우울증을 치료하겠다거나 이런저런 대화로 치료하겠다는 생각을 해 온 거다. 명상이나 대화는 영혼 그 자체를 향한 것이니 말이다. 그러나 20세기 중반 이후 현대 과학은 뇌를 집적 보게 되었다. 산 사람의 뇌를 관찰할 수 있는 기술을 가지게 된 거다. 뇌를 들여다보면서 다양한 뇌과학의 성과들이 어어 등장한다. 뇌를 비과학의 언어로 바라보는 게 아니라, 과학의 언어로 바라보게 된 거다. 우울증은 영혼의 문제가 아니라, 뇌 가운데 존재하는 화학 물질인 신경 전달 문질의 불균형으로 일어난다는 것을 알게 된 거다. 주로 세로토닌, 노르에피네프린, 도파민 등의 신경전달물질 수치가 변화함에 따라 우울증이 발생한다는 걸 알게 된 거다. 쉽게 말하면 필요 한 만큼 있지 않은 거다. 그러니 필요한 만큼 있을 수 있게 혹은 유지될 수 있게 처방하는 거다. 그러니 우울증의 증상이 덜해졌다. 물론 다양한 우울증이 있지만 기본적으로 이런 방식으로 우울증이란 오랜 신비의 영역이 과학의 영역에서 다루어지고 치유되게 된 거다. 이제 명상 등은 치료의 수단이 아닌 건강한 이를 위한 뇌 운동 정도에 머물게 되고 정말 치료는 정신의학이란 학문의 영역에서 이루어지게 된 거다. 그 이유를 조금 더 살펴보니 일부는 가족력이 있었다. 우울증을 가진 부모의 자녀인 경우, 우울증에 걸릴 가능성은 더 높은 거다. 이렇게 원인을 알게 되었다는 말은 치료의 길도 조금 더 선명해졌다는 말이 된다.
조금 더 구체적인 이야기를 해 보자. 송과선(Pineal gland)이라는 것이 있다. 뇌의 중심에 위치한 소형 내분비선으로 사람과 다른 여러 척추 동물의 뇌에 존재한다. 작지만 우리의 삶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 가장 중요한 것으로는 멜라토닌을 생성한다. 멜라토닌이란 생체 리듬, 즉 수면과 각성의 주기를 조절하는 일을 하는 물질이다. 어두운 밤이 되면 생성되고 빛이 감지되면 분비량이 줄어든다. 이렇게 수면의 리듬을 유지한다. 바로 이런 일을 하는 게 송과선이다. 잠을 자는 시간과 깨어 있는 시간을 유지한다는 것, 그것이 우리 삶에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가 말이다.
송과선에서 만들어지는 멜라토닌은 처음부터 멜라토닌이 아니다. 멜라토닌의 전구체는 '세로토닌'이다. 세로토닌은 멜라토닌이 되기 이전 단계란 말이다. 원래 트립토판이라는 아미노산에서 시작해서 세라토닌으로 변화되고 이것이 다시 멜라토닌으로 변화된다. 이런 일이 송과선을 비롯한 여러 조직에서 일어난다. 그런데 이런 과정에서 등장하는 트립토판은 우울증과 관련된다. 트립토판은 세로토닌의 전구제이기도 하다. 세로토닌은 우울증을 이해하고 치료함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우울증 환자는 대부분 세로토닌 수치가 낮은 상태다. 그러니 필요한 양만큼의 세로토닌을 머물게 하는 게 기본적으로 우울증 치료제다. 결국 세로토닌의 문제로 트립토판 대사 경로의 이름이라 볼 수 있다. 트립토판 수치 이상이 세로토닌의 수치 감소로 이어지고 이런 세로토닌의 감소를 우리는 쉽게 우울증이라 부른다. 물론 이것보다 저 길고 긴 설명이 필요하고 더 복합적인 과정이 있지만 가장 대표적인 사례를 간략하게 정리하면 이렇다. 결국 우울증은 영혼의 문제가 아니라, 뇌 가운데 요구 되는 신경전달물질의 수치 문제인 거다. 신비의 영역이 아니라, 과학의 영역이란 말이다.
가장 분명한 세로토닌 수치를 높이는 방법은 무엇일까? 당연히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SSRI)와 같은 약물을 사용하는 거다. 이런 약물은 세로토닌의 수치를 높이고 뇌에서 필요한 세로토닌을 더 오래 유지하게 한다. 그래서 이런 약물은 우울증은 물론이고 다양한 정신 질환 치료에 사용된다. 하지만 일상에서 약물만큼은 아니지만, 세로토닌 수치를 위한 일을 할 수 있다. 우선 유산소 운동을 하는 거다. 이는 세로토닌의 수치를 높인다. 그리고 탄수화물은 트립토판 함량이 높은 탄수화물과 같은 포함하는 식품을 먹는 거다. 오트밀이나 바나나 그리고 견과류나 버섯 등도 좋겠다. 그리고 산책이다. 그냥 산책이 아니라, 햇빛을 많이 받으며 길을 걷는 건 세로토닌 수치를 높인다. 개인적으로 나는 이 방법을 꾸준히 수행하고 있다. 그리고 수면이다. 우울증이 심각하다면, 어두면 자는 것이 좋고 암막 커튼으로 빛을 애써 가리고 잠을 자는 게 좋다. 주기적은 수면 리듬을 유지해야 한다. 이 역시 세로토닌을 관리하는 데 도움이 된다.
지금 바나나 하나 가방에 챙기고 어느 정도의 견과류도 함께 챙겨 햇짗을 받으며 걸어보자. 조금의 걸음보다 조금 더 빠르게. 그렇게 매일 주기적으로 말이다. 그냥 몸에 좋은 운동이 아니라 뇌에 좋은 운동, 우리 마음에 좋은 운동이 될 것이다.
다음 시간에 불안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어보겠다.
유지승 씀
[대구에서 그리고 온라인 공간에서 고전 독서와 철학 그리고 글쓰기 교실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소소하지만 삶에 녹아드는 독서와 철학 그리고 글쓰기를 더불어 누리고자 한다면, 그렇게 서로에게 위로가 되고자 한다면, 연락 주셔요. oio-4231-o266로 꼭 문자를 먼저 주셔야 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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